역사/유래
의정부 부대찌개

의정부 부대찌개

부대찌개의 유래: 전쟁의 상처가 낳은 한국식 소시지 찌개

햄과 소시지, 김치와 라면이 한 냄비에 끓는 부대찌개는 1950년대 미군 부대 주변에서 태어났습니다. 의정부식과 송탄식의 차이, 존슨탕이라는 이름의 사연, 주문할 때 알아 둘 것을 정리했습니다.

6분 읽기2

부대찌개란: 이름부터 낯선 음식

부대찌개는 '부대(군부대)'와 '찌개'를 합친 말로, 직역하면 '군대 찌개'입니다. 햄, 소시지, 다진 고기, 베이크드빈스, 김치, 두부, 떡, 라면 사리를 넣고 고춧가루 양념 육수에 끓여 먹는 전골 요리입니다. 한국의 다른 찌개와 달리 서양 가공식품이 주재료라는 점이 독특합니다. 보통 2인분 이상을 시키면 테이블 위 버너에 냄비째 올려 끓이며 먹습니다. 처음에는 국물과 햄·소시지를, 끓기 시작하면 라면 사리를 넣어 먹고, 마지막에 밥을 볶거나 국물에 말아 먹습니다. 1인분 1만 원 안팎으로 저렴하고 양이 많아 직장인 점심과 학생들의 회식 메뉴로 사랑받습니다.

1950년대: 미군 부대 주변에서 태어나다

부대찌개의 뿌리는 한국전쟁(1950~1953) 직후의 극심한 식량난입니다. 전쟁으로 모든 것이 부족하던 시절, 의정부·동두천·평택 송탄·서울 용산 등 미군 부대가 있던 지역에서는 부대에서 흘러나온 햄·소시지·통조림이 시장에서 거래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이 낯선 서양 가공육을 한국식으로 먹기 위해 김치와 고추장을 넣고 찌개로 끓였고, 이것이 부대찌개의 시작입니다. 초기에는 미군 식당의 잔반을 모아 끓인 '꿀꿀이죽'과 혼동되기도 했지만, 부대찌개는 처음부터 온전한 재료로 만든 다른 음식입니다. 경기도 의정부의 '오뎅식당'은 1960년 허기숙 할머니가 부대에서 나온 햄과 소시지를 볶아 팔다가 손님 요청으로 찌개로 끓이기 시작한 것이 원조로 알려져 있으며, 지금도 3대째 영업 중입니다.

존슨탕과 두 가지 스타일

서울 용산과 이태원 일대에서는 부대찌개를 '존슨탕'이라고도 불렀습니다. 1966년 미국 린든 존슨 대통령의 방한 즈음 붙은 이름으로 알려져 있으며, 김치 대신 양배추를 넣고 치즈와 소시지가 많이 들어가는 것이 특징입니다. 지금도 용산의 오래된 식당에서 이 이름을 볼 수 있습니다. 부대찌개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의정부식은 김치와 햄·소시지 위주의 맑고 칼칼한 국물이 특징이고, 평택 송탄식은 치즈·베이컨·다진 고기·소시지가 푸짐하게 들어가 진하고 걸쭉합니다. 의정부역 근처의 '부대찌개 거리'와 송탄의 '부대찌개 골목'은 각 스타일의 성지로, 원조 식당들이 모여 있어 비교해 먹어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라면 사리와 스팸: 부대찌개를 완성한 것들

1963년 한국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이 나오고 1980년대에 널리 퍼지면서 부대찌개에 라면 사리를 넣는 것이 표준이 되었습니다. 라면 면이 국물을 빨아들여 맛이 진해지고 양도 늘어나 '사리 추가'는 부대찌개의 필수 코스입니다. 사리는 라면 외에 우동 사리, 당면, 떡을 고를 수 있습니다. 스팸은 1987년 한국에서 라이선스 생산이 시작되면서 부대찌개의 대표 재료가 되었습니다. 한국은 미국 다음으로 스팸을 많이 소비하는 나라이고, 명절에 스팸 선물 세트를 주고받는 문화는 외국인에게 가장 놀라운 한국 풍경 중 하나로 꼽힙니다. 미국에서는 값싼 통조림이지만 한국에서는 전쟁 후 귀했던 기억이 남아 지금도 '고급 반찬' 대접을 받습니다.

주문할 때 알아 둘 것

부대찌개는 대부분 2인분부터 주문할 수 있고, 1인분씩 나오는 뚝배기 부대찌개를 파는 곳도 있습니다. 밥은 별도 주문(공기밥 1,000~2,000원)인 경우가 많고, 사리 추가는 2,000~3,000원입니다. 매운 정도는 보통 한국인 기준 '중간'이며, '덜 맵게 해 주세요'라고 하면 조절해 주는 곳이 많습니다. 돼지고기 가공품이 주재료이므로 이슬람·유대교 식단을 지키는 분에게는 맞지 않고, 채식 메뉴도 아닙니다. 건더기를 다 먹은 뒤에는 국물에 밥을 넣어 죽처럼 먹거나, 볶음밥을 추가해 마무리하세요. 의정부 부대찌개 거리는 서울 지하철 1호선 의정부역에서 걸어서 5분이라 반나절 미식 여행 코스로도 좋습니다.

#부대찌개#의정부#한국전쟁#스팸#찌개
부대찌개의 유래: 전쟁의 상처가 낳은 한국식 소시지 찌개 | Tasty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