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의 두 얼굴: 궁중 간장 떡볶이에서 신당동 고추장 떡볶이까지
한국인의 국민 간식 떡볶이는 원래 빨갛지 않았습니다. 조선 궁중의 간장 떡볶이가 1950년대 신당동에서 고추장을 만난 이야기, 분식집 주문법, 매운 정도 고르는 법을 안내합니다.
떡볶이란: 떡을 볶은 음식?
떡볶이는 가래떡을 손가락 길이로 자른 '떡볶이 떡'을 고추장 양념 국물에 어묵, 파, 삶은 달걀과 함께 졸여 먹는 음식입니다. 이름은 '떡'과 '볶이(볶은 것)'를 합친 말이지만, 지금의 떡볶이는 볶는다기보다 자작하게 끓여 양념을 배게 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한국에서 떡볶이는 학교 앞 분식집, 시장 노점, 포장마차, 편의점 즉석 컵까지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국민 간식입니다. 1인분 3,000~5,000원 정도로 저렴하고, 매콤달콤한 맛에 쫄깃한 떡의 식감이 더해져 한 번 맛을 들이면 계속 찾게 됩니다. 한국인에게 떡볶이는 학창 시절의 추억과 이어지는 '소울 푸드'에 가깝습니다.
조선 궁중의 간장 떡볶이
떡볶이의 기록은 19세기 조리서 《시의전서》에 '떡볶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며, 흰 가래떡을 소고기·표고·숙주와 함께 간장 양념에 볶는 요리였습니다. 궁중에서는 이를 '궁중 떡볶이'라 부르며 잔칫상에 올렸고, 조선의 마지막 주방 상궁이 전한 궁중 음식 목록에도 들어 있습니다. 색은 갈색이고 맛은 달콤 짭짤한 불고기 양념과 비슷합니다. 고추장이 조선 후기에 널리 퍼졌음에도 떡볶이는 오랫동안 간장 음식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지금도 한정식집이나 명절 상에서는 이 간장 떡볶이를 만날 수 있고, 매운 것을 못 먹는 아이나 외국인에게 먼저 권하는 메뉴이기도 합니다. 식당 메뉴에서 '궁중 떡볶이' 또는 '간장 떡볶이'라고 쓰여 있으면 맵지 않은 쪽입니다.
1953년 신당동, 고추장을 만나다
빨간 떡볶이의 탄생지는 서울 중구 신당동입니다. 1953년 마복림 할머니가 중국집 개업식에서 떡을 짜장면 그릇에 떨어뜨렸다가 고추장에 찍어 먹어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고추장과 춘장을 섞은 양념에 떡을 볶아 팔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신당동에는 지금도 '떡볶이 타운'이 있어 원조 가게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1950년대 미국의 밀가루 원조로 값싼 밀떡이 나오고, 어묵과 고추장이 흔해지면서 떡볶이는 순식간에 서민 간식이 되었습니다. 1970~80년대 신당동 떡볶이집들은 냄비에 떡·어묵·라면·만두·달걀·쫄면을 함께 넣고 손님이 직접 끓여 먹는 '즉석 떡볶이' 형태를 만들었고, DJ가 음악을 틀어 주는 떡볶이집은 당시 10대들의 명소였습니다.
밀떡과 쌀떡, 국물과 기름: 떡볶이의 종류
떡볶이는 떡의 재료로 크게 나뉩니다. 밀떡은 밀가루로 만들어 부드럽고 양념이 잘 배며 식어도 덜 굳어 분식집과 노점에서 많이 씁니다. 쌀떡은 쌀로 만들어 쫄깃하고 탱글한 식감이 강하며 프랜차이즈와 가정에서 선호합니다. 어느 쪽이 정답이라기보다 취향 문제라 한국인들도 '밀떡파'와 '쌀떡파'로 나뉩니다. 조리법에 따라서도 다양합니다. 국물 떡볶이는 육수를 넉넉히 넣어 국물째 떠먹고, 기름 떡볶이는 통인시장 명물로 고춧가루와 기름에 떡만 볶아 바삭하고 매콤합니다. 로제 떡볶이는 크림과 고추장을 섞은 2020년대 유행 메뉴이고, 라볶이는 라면을 넣은 것, 짜장 떡볶이는 춘장 양념입니다. 최근에는 치즈·크림·마라·카레 등 변형이 끝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분식집 주문법과 매운 정도 고르기
떡볶이는 '분식집'에서 먹습니다. 분식은 원래 밀가루 음식이라는 뜻이지만 지금은 떡볶이·김밥·순대·튀김·라면을 파는 가벼운 식당을 가리킵니다. 떡볶이 1인분을 시키고 튀김(오징어·고구마·김말이·만두) 몇 개와 순대를 곁들이는 것이 정석이며, 튀김을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는 것이 핵심입니다. 김밥 한 줄과 함께 시키면 든든한 한 끼가 됩니다. 매운 정도는 가게마다 다릅니다. 프랜차이즈(엽기떡볶이·신전떡볶이·죠스떡볶이 등)는 '착한맛·순한맛·보통·매운맛'처럼 단계를 고를 수 있으니 처음이라면 가장 낮은 단계를 고르세요. 매울 때는 물보다 우유나 치즈, 삶은 달걀, 김밥이 도움이 됩니다. 노점에서는 1인분씩, 즉석 떡볶이집에서는 2인분부터 주문하며, 남은 국물에 밥을 볶아 먹는 '볶음밥'은 즉석 떡볶이의 필수 마무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