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과 복날: 한국인은 왜 가장 더운 날 뜨거운 닭국을 먹을까
7월 중순, 한국의 삼계탕집 앞에는 긴 줄이 섭니다. 이열치열의 논리, 삼계탕에 들어가는 재료의 의미, 초복·중복·말복 날짜 계산법과 삼계탕을 먹는 순서를 정리했습니다.
삼계탕이란
삼계탕은 어린 닭(영계) 한 마리의 배 속에 찹쌀, 인삼, 대추, 마늘을 채워 넣고 푹 고아 낸 국입니다. 이름은 '인삼(蔘)'과 '닭(鷄)'과 '탕(湯)'을 합친 것입니다. 1인분에 닭 한 마리가 통째로 나오며, 뚝배기에 펄펄 끓는 상태로 제공됩니다. 국물은 맑고 담백하며 간이 거의 되어 있지 않아 소금과 후추를 취향대로 넣어 먹습니다. 가격은 1만 5,000~2만 원 정도로 한국의 1인 식사 중에서는 비싼 편이지만, 닭 한 마리와 인삼이 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합리적입니다. 서울의 토속촌, 고려삼계탕, 백제삼계탕 같은 유명 식당은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으며, 여름 복날에는 한 시간 이상 줄을 서기도 합니다.
복날과 이열치열
복날은 여름 가장 더운 시기를 가리키는 세 날, 초복·중복·말복을 말합니다. 24절기 중 하지 이후 세 번째 경일(庚日)이 초복, 네 번째 경일이 중복, 입추 후 첫 경일이 말복으로 정해지며, 매년 7월 중순에서 8월 중순 사이에 열흘 간격으로 돌아옵니다. 조선 시대부터 이날은 더위를 피해 계곡에 가거나 보양식을 먹는 날이었습니다. 가장 더운 날 뜨거운 국을 먹는 이유는 '이열치열(以熱治熱)', 즉 열로 열을 다스린다는 한의학적 사고에서 옵니다. 더위에 땀을 많이 흘리면 몸속은 오히려 차가워지고 기력이 떨어지니, 따뜻한 성질의 닭과 인삼으로 속을 데우고 원기를 보충한다는 논리입니다. 실제로 뜨거운 국을 먹고 땀을 흘리면 체온이 내려가는 효과도 있습니다. 그래서 복날에는 회사 점심으로 삼계탕을 단체 주문하는 풍경이 흔합니다.
재료 하나하나의 의미
삼계탕의 재료는 대부분 한의학에서 '몸을 따뜻하게 하고 기운을 돕는다'고 여기는 것들입니다. 인삼은 피로 회복과 면역력, 대추는 신경 안정과 단맛, 마늘은 살균과 체력, 찹쌀은 소화가 잘 되는 에너지원, 황기(넣는 집이 많습니다)는 땀을 멎게 하고 기운을 올린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밤과 은행, 잣을 넣는 집도 있습니다. 닭은 부화 후 한 달 남짓 된 500~600g의 작은 영계를 씁니다. 살이 연하고 국물이 맑게 우러나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전복을 넣은 '전복삼계탕', 낙지를 넣은 '낙지삼계탕', 들깨가루로 걸쭉하게 만든 '들깨삼계탕', 검은 닭으로 끓인 '오골계 삼계탕' 등 변형도 많습니다. 삼계탕과 비슷하지만 큰 닭을 통째로 삶아 여럿이 나눠 먹는 '백숙', 국물에 인삼이 안 들어가는 '닭곰탕'과는 구분됩니다.
삼계탕 먹는 순서
삼계탕이 나오면 먼저 국물을 한 숟갈 떠서 맛을 본 뒤, 함께 나온 소금과 후추를 국물에 조금 넣어 간을 맞춥니다. 닭은 젓가락과 숟가락으로 살을 발라 먹는데, 푹 고아져 있어 쉽게 뜯어집니다. 발라낸 살은 그대로 먹거나 작은 접시의 소금에 살짝 찍어 먹습니다. 배 속의 찹쌀은 죽처럼 되어 있어 국물과 함께 숟가락으로 떠먹습니다. 인삼은 그냥 먹어도 되고 쓴맛이 싫으면 남겨도 됩니다. 대추는 약재로 넣은 것이라 먹지 않는 사람도 많습니다. 함께 나오는 깍두기와 김치, 마늘·고추와 쌈장은 느끼함을 잡아 주니 중간중간 곁들이세요. 식당에 따라 인삼주 한 잔이 서비스로 나오기도 하는데, 국물에 부어 먹거나 식전에 마십니다. 뼈는 빈 그릇에 모아 두면 됩니다. 남은 국물에 공기밥을 말아 먹으면 든든한 마무리가 됩니다.
복날의 다른 음식들
복날 음식이 삼계탕만은 아닙니다. 장어구이는 여름 스태미나 음식의 대표로 소금구이와 양념구이가 있고, 추어탕은 미꾸라지를 갈아 넣은 걸쭉한 국으로 남부 지방에서 사랑받습니다. 전복죽, 오리백숙, 육개장도 복날 메뉴에 자주 오릅니다. 조선 시대에는 궁중에서 얼음을 나눠 주고, 민간에서는 팥죽을 먹어 나쁜 기운을 쫓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시원한 것으로 더위를 식히는 쪽도 있습니다. 콩국수는 차게 식힌 진한 콩물에 국수를 만 여름 별미이고, 냉면과 팥빙수도 복날에 잘 팔립니다. 편의점과 마트에서는 복날 즈음 레토르트 삼계탕을 대량으로 팔고, 배달 앱에서도 삼계탕 주문이 급증합니다. 여름에 한국을 여행한다면 복날 날짜를 확인해 두고, 그날은 삼계탕집에 조금 일찍 가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