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 쇼유 라멘
라멘의 계보: 중국에서 온 국수가 일본의 국민 음식이 되기까지, 지역별 4대 라멘
삿포로 미소, 하카타 돈코츠, 도쿄 쇼유, 기타카타 시오. 100년 남짓한 라멘의 역사 속에서 지역마다 다른 국물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식권 자판기 사용법과 '가에다마'가 무엇인지 안내합니다.
라멘의 구조: 국물·타레·면·고명
라멘 한 그릇은 네 가지 요소로 이루어집니다. 돼지 뼈·닭 뼈·멸치·다시마 등으로 우린 '국물(스프)', 그릇 바닥에 먼저 담아 간을 정하는 진한 양념 '타레', 밀가루에 간수(알칼리수)를 넣어 반죽해 노란빛과 탄력이 있는 '중화면', 그리고 차슈(돼지고기 조림)·멘마(죽순 절임)·파·김·반숙 달걀 같은 '고명'입니다. 라멘의 종류를 나누는 기준은 국물이 아니라 타레인 경우가 많습니다. 쇼유(간장) 라멘, 시오(소금) 라멘, 미소(된장) 라멘은 타레의 종류이고, 돈코츠(돼지 뼈) 라멘은 국물의 종류입니다. 그래서 '돈코츠 쇼유 라멘'처럼 둘을 합쳐 부르기도 합니다. 면은 가늘고 곧은 면부터 굵고 구불구불한 면까지 지역마다 달라, 하카타는 가는 면, 삿포로는 굵은 곱슬면을 씁니다.
1910년 라이라이켄: 중국 국수의 일본 상륙
라멘의 뿌리는 중국의 라미엔(拉麺)이나 탕면입니다. 19세기 말 요코하마·고베·나가사키의 차이나타운에서 중국인 요리사들이 팔던 '난킨소바(남경 국수)'가 시작이었고, 1910년 도쿄 아사쿠사에 문을 연 '라이라이켄(来々軒)'이 일본인 입맛에 맞춘 간장 국물 국수를 팔며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것이 일본 최초의 라멘 전문점으로 꼽힙니다. 당시 이름은 '시나소바(支那そば)' 또는 '주카소바(中華そば)'였고, '라멘'이라는 말이 널리 쓰인 것은 전후의 일입니다. 1958년 닛신식품의 안도 모모후쿠가 세계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 '치킨라멘'을 발명하면서 라멘이라는 이름이 일본 전체에 퍼졌습니다. 전쟁 직후 미국의 밀가루 원조와 암시장 포장마차가 라멘을 서민 음식으로 정착시켰고, 지금 일본에는 라멘 가게가 약 2만 5,000곳 있습니다.
삿포로 미소와 하카타 돈코츠
미소 라멘은 1955년 삿포로의 '아지노산페이(味の三平)' 주인 오미야 모리토가 된장국에 면을 넣어 달라는 손님 요청에서 만들었다고 전해집니다. 돼지 뼈 국물에 된장 타레를 풀고, 라드에 볶은 숙주·양파·다진 고기를 얹으며, 옥수수와 버터를 올리기도 합니다. 추운 홋카이도에 맞게 기름 층이 국물의 온기를 지켜 줍니다. 삿포로 스스키노의 '라멘 요코초(라멘 골목)'가 명소입니다. 돈코츠 라멘은 후쿠오카(하카타)와 구루메가 본고장입니다. 돼지 뼈를 센 불에 오래 끓여 유백색으로 우러난 진한 국물에 가늘고 곧은 면을 씁니다. 1937년 구루메의 포장마차 '난킨센료'에서 시작되어 하카타로 퍼졌고, 후쿠오카 나카스의 강변 포장마차가 상징적 풍경입니다. 면 익힘 정도를 '바리카타(아주 단단하게)·카타(단단하게)·후츠(보통)·야와(부드럽게)'로 고를 수 있고, 국물을 남긴 채 면만 추가하는 '가에다마(替え玉)'는 하카타에서 시작된 문화입니다. 잇푸도·이치란 같은 체인이 세계로 퍼진 것도 이 돈코츠입니다.
도쿄 쇼유, 기타카타 시오, 그리고 츠케멘
도쿄 라멘의 기본은 닭 뼈와 멸치·다시마로 우린 맑은 국물에 간장 타레를 더한 쇼유 라멘입니다. 구불구불한 중간 굵기 면에 차슈·멘마·파·나루토(어묵)가 올라간 옛날식 '주카소바'가 원형이며, 오기쿠보·에비스 등 동네마다 노포가 있습니다. 2010년대 이후 도쿄에서는 닭 국물을 극한으로 맑게 뽑는 '단레이(담려)계'와 미슐랭 별을 받은 라멘집이 등장해 세계 라멘의 최전선이 되었습니다. 후쿠시마현 기타카타는 인구 대비 라멘 가게가 일본에서 가장 많은 도시로, 넓적하고 쫄깃한 '히라우치 면'에 돼지 뼈와 멸치의 담백한 시오·쇼유 국물이 특징이며 아침 라멘 문화가 있습니다. 여기에 국물과 면을 따로 내어 면을 진한 국물에 찍어 먹는 '츠케멘'이 1961년 도쿄의 '다이쇼켄'에서 시작되어 2000년대에 대유행했고, 국물 없이 기름과 타레에 비비는 '아부라소바', 지로계(라멘 지로)의 산더미 채소 라멘 등 도쿄는 끝없이 새 장르를 만들어 냅니다.
라멘집 이용법: 식권, 카운터, 후루룩
일본 라멘집의 절반 이상은 입구의 식권 자판기에서 먼저 식권을 삽니다. 현금(동전·1,000엔권)만 되는 기계가 아직 많으니 잔돈을 준비하세요. 기본 라멘 버튼은 보통 왼쪽 위에 있고, 아지타마(반숙 달걀)·차슈 추가·가에다마 같은 토핑 버튼은 따로 있습니다. 식권을 카운터에 올려 두면 직원이 가져가고, 이때 면의 굳기나 국물 농도를 물어보면 '후츠(보통)'라고 답하면 무난합니다. 좌석은 대부분 카운터이고 1인 손님이 기본이라 혼자 가기 가장 편한 일본 음식점입니다. 면은 소리 내어 후루룩 먹는 것이 실례가 아니며, 오히려 면이 불기 전에 빨리 먹는 것이 예의로 통합니다. 뜨거운 국물이 튀지 않도록 앞치마나 종이 냅킨을 주는 곳도 있습니다. 국물을 다 마실 필요는 없고, 다 먹은 그릇은 카운터 위로 올려 두면 됩니다. 인기 가게는 점심 전후로 줄이 길고, 회전이 빨라 15~20분이면 식사가 끝납니다. 가격은 한 그릇 900~1,300엔 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