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사카식 오코노미야키
오코노미야키: 오사카식과 히로시마식은 왜 서로를 인정하지 않을까
'좋아하는 대로 굽는다'는 뜻의 오코노미야키는 반죽에 재료를 섞는 오사카식과 층층이 쌓는 히로시마식으로 갈립니다. 전쟁 후 밀가루 음식에서 태어난 역사와 직접 굽는 요령, 주걱으로 먹는 법을 안내합니다.
고나몬: 밀가루 음식의 나라 간사이
오코노미야키(お好み焼き)는 '오코노미(좋아하는 것·취향대로)'와 '야키(구이)'를 합친 말로, 밀가루 반죽에 양배추와 고기·해산물을 넣어 철판에 부쳐 소스를 바른 음식입니다. 오사카에서는 오코노미야키·타코야키·야키소바·이카야키 같은 밀가루 음식을 통틀어 '고나몬(粉もん)'이라 부르며, 이것이 오사카 서민 음식 문화의 정체성입니다. 오코노미야키의 먼 조상은 16세기 다도의 과자였던 '후노야키(麩の焼き)'라고 하지만, 직접적인 뿌리는 메이지·다이쇼 시대(19세기 말~20세기 초)에 아이들이 사 먹던 '몬자야키'와 '잇센요쇼쿠(1전 양식)'입니다. 묽은 밀가루 반죽에 파와 가쓰오부시를 뿌려 구운 1전짜리 간식이 오사카에서는 양배추와 고기가 들어간 두툼한 요리로, 히로시마에서는 층층이 쌓는 형태로 각각 발전했습니다.
전쟁 후, 밀가루가 만든 국민 음식
오코노미야키가 지금의 형태로 완성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입니다. 쌀이 극도로 부족하던 시절, 미국의 밀가루 원조가 들어오면서 값싼 밀가루와 양배추로 배를 채울 수 있는 오코노미야키가 서민의 끼니가 되었습니다. 공습으로 폐허가 된 오사카와 히로시마의 암시장 포장마차에서 철판 하나와 밀가루만 있으면 장사를 시작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게가 급격히 늘었습니다. 히로시마에서는 원폭 이후 생계가 막막해진 여성들이 집 앞에 철판을 놓고 오코노미야키를 팔았고, 지금도 히로시마 시내의 노포 상당수가 그때 시작된 가게들입니다. 1950년대에 오사카의 소스 회사들이 걸쭉하고 달콤한 '오코노미야키 소스'를 개발했고(오타후쿠는 히로시마, 이카리·오리버는 오사카), 마요네즈를 뿌리는 것은 1970년대 이후 오사카 가게들에서 시작되어 표준이 되었습니다.
오사카식: 섞어서 굽는다
오사카식(간사이식) 오코노미야키는 밀가루 반죽에 다시 국물, 달걀, 잘게 썬 양배추, 튀김 부스러기(텐카스), 홍생강을 한꺼번에 섞어 철판에 둥글게 부치고, 위에 돼지고기 삼겹살 슬라이스를 얹어 뒤집어 굽습니다. 다 익으면 소스와 마요네즈를 바르고 가쓰오부시와 파래 가루(아오노리)를 뿌립니다. 참마(야마이모)를 갈아 넣어 폭신하게 만드는 것이 맛있는 가게의 비결입니다. 대표 메뉴는 돼지고기가 들어간 '부타타마(豚玉)'로 900~1,300엔 정도이며, 오징어·새우가 들어간 '믹스', 소 힘줄 조림과 곤약이 들어간 '스지', 우동이나 소바를 넣은 '모단야키'가 있습니다. 오사카 가게는 손님 테이블에 철판이 있어 직접 굽거나 직원이 구워 주는데, 도톤보리·난바 일대의 관광지 가게는 직원이 구워 주는 곳이 많고 동네 가게는 직접 굽는 곳이 많습니다. 오사카 사람들은 오코노미야키를 반찬 삼아 밥과 함께 먹기도 해 다른 지역 사람들이 놀라곤 합니다.
히로시마식: 쌓아서 굽는다
히로시마식은 재료를 섞지 않고 쌓습니다. 철판에 크레페처럼 얇은 반죽을 펴고, 그 위에 양배추 한 움큼, 숙주, 돼지고기를 산처럼 올린 뒤 뒤집어 양배추가 숨이 죽을 때까지 찝니다. 옆에서 볶은 야키소바(또는 우동) 위에 이것을 올리고, 마지막으로 철판에 풀어 놓은 달걀 위에 전체를 다시 올려 완성합니다. 소스는 오타후쿠 소스가 기본이며, 오사카식보다 양배추가 훨씬 많고 면이 반드시 들어갑니다. 히로시마 사람들에게 '히로시마풍 오코노미야키'라고 부르는 것은 실례입니다. 그들에게는 이것이 그냥 '오코노미야키'이고, 오사카식이야말로 '간사이풍'입니다. 히로시마 시내에는 오코노미야키 가게가 800곳 넘게 있고, 한 건물에 25개 가게가 모인 '오코노미무라(お好み村)'가 관광 명소입니다. 히로시마식은 굽는 데 15분 정도 걸리고 기술이 필요해 손님이 직접 굽지 않고 장인이 구워 카운터 철판 위로 밀어 줍니다. 가격은 1,000~1,500엔이며 굴이나 치즈 토핑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직접 굽는 요령과 주걱으로 먹는 법
오사카식을 직접 굽는 가게에서는 반죽 그릇이 나옵니다. 먼저 밑바닥의 반죽과 위의 양배추를 젓가락으로 공기를 넣듯 가볍게, 그러나 충분히 섞습니다. 철판에 기름을 두르고 반죽을 두께 2cm 정도의 원으로 펴되 누르지 않습니다. 위에 고기를 얹고 3~4분 뒤 가장자리가 익으면 주걱 두 개로 단번에 뒤집습니다. 다시 3~4분 굽고 한 번 더 뒤집어 소스를 바르면 끝입니다. 굽는 동안 주걱으로 누르면 폭신함이 사라지니 참는 것이 핵심입니다. 먹을 때는 작은 주걱 '고테'로 한입 크기로 잘라 그대로 입에 넣는 것이 오사카식입니다. 접시에 덜어 젓가락으로 먹어도 되지만 철판 위에서 뜨겁게 먹는 것이 훨씬 맛있습니다. 마요네즈가 싫으면 '마요 누키'라고 미리 말하세요. 소스가 달아서 맥주나 하이볼과 잘 어울리며, 오사카에서는 오코노미야키와 함께 야키소바나 톤페이야키(돼지고기 달걀말이)를 곁들이는 것이 정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