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동
우동과 소바: 서쪽은 우동, 동쪽은 소바 — 국물 색이 다른 이유
오사카의 우동 국물은 투명하고 도쿄의 소바 국물은 새까맣습니다. 두 국수의 유래, 사누키·이나니와·미즈사와 3대 우동, 소바를 소리 내어 먹는 이유, 그리고 섣달그믐에 소바를 먹는 풍습을 정리했습니다.
우동과 소바: 밀과 메밀
우동은 밀가루에 소금물을 넣어 반죽한 굵고 쫄깃한 국수이고, 소바는 메밀가루로 만든 가늘고 향이 있는 국수입니다. 순 메밀 100%는 '주와리 소바', 메밀 8에 밀가루 2를 섞은 것은 '니하치 소바'라 부르며, 니하치가 가장 일반적입니다. 둘 다 뜨거운 국물에 말아 먹는 '가케', 차갑게 해서 진한 소스에 찍어 먹는 '자루(모리)', 차가운 면에 국물을 부은 '붓카케' 형태가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서쪽은 우동, 동쪽은 소바'라는 말이 있습니다. 밀 재배가 활발했던 간사이·시코쿠·규슈는 우동 문화권이고, 화산재 토양이라 메밀이 잘 자란 간토·도호쿠·나가노는 소바 문화권입니다. 도쿄의 역 앞 '다치구이(서서 먹는) 소바집'은 서민 아침 식사의 상징이며, 오사카에서는 같은 자리에 우동집이 있습니다. 가격은 가케 우동·소바 한 그릇 400~700엔, 튀김이나 고기를 얹으면 800~1,200엔입니다.
국물 색이 다른 이유: 간사이의 다시, 간토의 간장
간사이(오사카·교토)의 우동 국물은 다시마와 가쓰오부시로 우린 맑은 다시에 색이 옅은 '우스쿠치(연한) 간장'으로 간을 해 황금빛으로 투명합니다. 다시의 감칠맛을 살리는 것이 목적이라 간은 부드럽고, 파와 유부, 어묵이 어울립니다. 반면 간토(도쿄)의 소바 국물은 가쓰오부시를 진하게 우린 다시에 '고이쿠치(진한) 간장'과 미림·설탕을 넣은 '가에시'를 섞어 검고 진합니다. 이 차이는 물과 재료에서 옵니다. 간사이는 연수라 다시마의 감칠맛이 잘 우러나고, 홋카이도산 다시마가 뱃길로 오사카에 먼저 들어왔습니다. 간토는 경수에 가까워 다시마보다 가쓰오부시가 유리했고, 지바현 조시·노다의 진한 간장 산지를 끼고 있었습니다. 도쿄 사람이 오사카 우동을 '맹물 같다'고 하고 오사카 사람이 도쿄 소바를 '짜서 먹을 수 없다'고 하는 농담은 이 역사에서 나왔습니다. 인스턴트 컵우동도 동일본과 서일본 판이 다르게 나옵니다.
3대 우동: 사누키·이나니와·미즈사와
가가와현(옛 이름 사누키)은 '우동현'이라 불릴 만큼 우동의 성지입니다. 사누키 우동은 각지고 쫄깃한 면이 특징이며, 셀프 우동집에서는 면을 직접 뜨거운 물에 데우고 국물을 붓고 튀김을 얹은 뒤 계산하는 방식으로 한 그릇 300~500엔에 먹을 수 있습니다. 갓 삶은 면에 날달걀과 간장만 넣은 '가마타마', 차가운 면에 간장을 뿌린 '쇼유 우동'이 현지 스타일입니다. 다카마쓰 공항에는 우동 국물이 나오는 수도꼭지가 있을 정도입니다. 아키타현 이나니와 우동은 손으로 늘려 말린 가늘고 매끄러운 건면으로 300년 전통을 가지며, 차갑게 찍어 먹을 때 매끈한 목 넘김이 특별합니다. 군마현 미즈사와 우동은 미즈사와 관음 참배길에서 발전한 투명하고 탄력 있는 우동으로 참깨 소스에 찍어 먹습니다. 그 밖에 나고야의 된장 국물에 끓인 미소니코미 우동, 후쿠오카의 부드러운 면에 우엉 튀김을 얹은 고보텐 우동, 오사카의 유부 우동(기츠네)도 지역 명물입니다.
소바의 문화: 에도의 멋과 섣달그믐
소바는 에도 시대 도쿄에서 세련된 서민 음식으로 꽃피었습니다. 에도 사람들은 소바를 '멋있게(이키)' 먹는 것을 자랑으로 여겼는데, 차가운 자루소바를 소스에 끝만 살짝 찍어 소리 내어 한 번에 빨아들이는 것이 그 방식입니다. 소리 내어 먹는 것은 공기와 함께 메밀 향을 코로 느끼기 위한 것이라 소바집에서는 후루룩 소리가 실례가 아니라 오히려 정석입니다. 먹고 나면 직원이 소바 삶은 물 '소바유'를 주전자에 담아 가져옵니다. 남은 찍어 먹는 소스에 부어 국처럼 마시는 것으로, 메밀의 영양이 녹아 있어 버리지 않는 지혜입니다. 섣달그믐 밤에는 '도시코시 소바(해넘이 소바)'를 먹는 풍습이 있습니다. 가늘고 길어 장수를 빌고, 잘 끊어지는 메밀처럼 한 해의 나쁜 일을 끊어 낸다는 뜻입니다. 이사 후 이웃에 소바를 돌리는 '힛코시 소바'도 있었습니다. 도쿄의 소바 노포로는 간다 야부소바(1880), 사라시나 호리이(1789), 스나바 등이 있으며, 나가노의 신슈 소바와 시마네의 이즈모 소바, 이와테의 완코 소바(작은 그릇에 계속 리필)가 지역 명물입니다.
메뉴판 읽기와 먹는 법
우동·소바집 메뉴는 토핑 이름으로 되어 있습니다. 가케(맨 국수), 기츠네(유부), 다누키(튀김 부스러기), 츠키미(날달걀, '달구경'), 텐푸라(새우튀김), 니쿠(소고기 조림), 가레(카레 국물), 산사이(산나물), 오로시(무즙), 니신(청어 조림, 교토), 가모난반(오리고기와 파)이 대표적입니다. 차가운 것은 자루·모리·붓카케·히야시, 뜨거운 것은 가케·니코미로 구분하고, 곱빼기는 '오모리', 곱빼기의 곱빼기는 '도쿠모리'입니다. 자루소바가 나오면 소스 그릇에 파와 와사비를 넣고, 면을 젓가락으로 한 입 분량 집어 아래쪽 3분의 1만 소스에 찍어 후루룩 먹습니다. 다 먹으면 소바유를 소스에 부어 마십니다. 뜨거운 국수는 국물을 마셔도 되지만 다 마실 필요는 없고, 시치미(일곱 가지 향신료 가루)를 뿌려 맛을 바꿀 수 있습니다. 소바는 메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 위험하니 주의하고, 우동 국물은 대개 가쓰오부시(생선)가 들어가 완전 채식은 아닙니다. 노포에서는 회전이 빨라 오래 앉아 있지 않는 것이 예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