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비빔밥
비빔밥의 유래와 먹는 법: 골동반에서 기내식 1위까지
비빔밥은 '섞은 밥'이라는 뜻입니다. 조선 후기 요리책에 처음 등장한 이 음식이 왜 전주와 진주의 명물이 되었는지, 고추장은 얼마나 넣고 어떻게 비벼야 하는지 알려 드립니다.
이름의 뜻과 기본 구성
비빔밥은 '비비다(섞다)'와 '밥'을 합친 말로, 밥 위에 여러 가지 나물과 고기, 달걀을 얹고 고추장과 참기름을 넣어 비벼 먹는 음식입니다. 한자로는 골동반(骨董飯)이라 했는데, '여러 가지를 한데 섞은 밥'이라는 뜻입니다. 기본 구성은 밥, 나물 서너 가지 이상(콩나물·시금치·고사리·도라지·애호박 등), 볶은 소고기 또는 육회, 달걀(프라이 또는 노른자), 고추장, 참기름입니다. 나물은 각각 따로 데치고 무쳐서 올리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가는 음식입니다. 색깔을 맞춰 담는 전통이 있어 빨강(고추장)·노랑(달걀)·초록(나물)·하양(밥)·검정(김·고사리)의 오방색이 한 그릇에 들어갑니다.
유래를 둘러싼 네 가지 설
비빔밥이 문헌에 처음 나오는 것은 1800년대 말 조리서 《시의전서》로, '부븸밥'이라는 이름으로 만드는 법이 실려 있습니다. 하지만 밥에 반찬을 섞어 먹는 습관은 훨씬 오래되었고,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습니다. 첫째는 제사 음복설입니다. 제사가 끝나면 상에 올린 나물과 고기를 밥에 한데 섞어 나눠 먹었는데, 이것이 비빔밥의 원형이라는 것입니다. 둘째는 농번기설로, 바쁜 농사철에 들에서 여러 반찬을 그릇 하나에 담아 비벼 먹던 새참에서 왔다는 설명입니다. 셋째는 궁중음식설로, 임금이 점심에 가볍게 먹던 골동반이 민간에 퍼졌다는 것입니다. 넷째는 섣달그믐에 남은 음식을 해를 넘기지 않으려고 모두 비벼 먹던 풍습에서 왔다는 설입니다. 어느 쪽이든 '남김없이, 함께, 간단하게'라는 한국 밥상의 정신이 담겨 있습니다.
전주비빔밥과 진주비빔밥
비빔밥의 대명사는 전라북도 전주입니다. 전주비빔밥은 밥을 사골 육수로 짓고, 전주 특산 콩나물과 황포묵, 육회, 고추장을 올리는 것이 특징입니다. 30가지 안팎의 재료를 놋그릇에 담아내며, 콩나물국이 곁들여집니다. 전주 한옥마을 일대에 전문점이 모여 있고 1만 2,000~1만 5,000원 선입니다. 경상남도 진주의 진주비빔밥은 '꽃밥(화반)'이라고도 부릅니다. 나물을 꽃잎처럼 둘러 담고 가운데 육회를 올리며, 고추장 대신 엿고추장(볶음 고추장)을 쓰고 선짓국이 함께 나옵니다. 그 밖에 안동에서는 고추장 대신 간장으로 비비는 헛제삿밥, 통영에서는 멍게비빔밥, 강원도에서는 산나물비빔밥이 지역 명물로 꼽힙니다.
돌솥비빔밥과 세계로 간 비빔밥
뜨거운 돌솥에 담겨 나오는 돌솥비빔밥은 1960년대 전주의 한 식당이 개발한 비교적 새로운 형태입니다. 돌솥의 열로 밥 아랫부분이 눌어붙어 고소한 누룽지가 생기는 것이 매력이며, 마지막까지 따뜻하게 먹을 수 있어 외국인에게 특히 인기가 많습니다. 그릇이 매우 뜨거우니 손을 대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비빔밥은 1997년 대한항공이 기내식으로 도입해 1998년 국제기내식협회 최고상(머큐리상)을 받으면서 세계에 알려졌습니다. 채소 위주라 건강식 이미지가 강하고, 고기를 빼면 채식으로도 만들 수 있어 해외 한식당의 대표 메뉴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한국 어느 도시에서든 한식당·분식집·고속도로 휴게소에서 8,000~1만 2,000원 정도에 먹을 수 있습니다.
제대로 비비는 법
비빔밥은 나온 모양 그대로 먹는 음식이 아니라 반드시 비벼야 합니다. 먼저 고추장을 원하는 만큼 넣습니다. 처음이라면 함께 나온 양의 절반만 넣고 비빈 뒤 맛을 보고 더하세요. 매운 것이 힘들면 고추장을 빼고 간장이나 참기름만으로 비벼도 맛있습니다. 숟가락으로 밥과 재료를 바닥부터 뒤집듯 골고루 섞습니다. 젓가락이 아니라 숟가락으로 비비고 숟가락으로 먹는 것이 한국식입니다. 달걀노른자를 터뜨려 함께 섞으면 부드러워집니다. 돌솥이라면 비비기 전에 밥을 벽면에 눌러 두었다가 누룽지를 만들어 먹는 것도 방법입니다. 함께 나오는 국(콩나물국·된장국)은 중간중간 입가심용이고, 김치와 반찬은 취향대로 곁들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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